인수위원장님께!
초등학교 대부분의 수업을 영어로 가르치겠다. 그러면 영어교육을 위한 나라밖 영어 어학연수나 유학 등이 줄어들어 외화 낭비를 없앨 수 있다. 그래서 국민 사교육비를 줄여 가정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것이 인수위의 생각인 듯합니다.
과연 초등교육에서 영어 몰입 수업을 하면 어학 연수나 유학 대신 나라 안에서 열심히 영어를 배울까요? 사교육비 안들이고 학교교육에만 맡길까요?
저는 오히려 학교교육에서 공식적으로 영어를 국어처럼 자유롭게 써야 한다면, 미국에 가서 더 열심히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더욱 절실히 할 듯싶습니다. 왜냐하면 선생님의 말씀을 더 잘 알아듣고, 잘 이해하여 남보다 빨리 공부를 더 잘해야겠기에 말입니다.
호주나 캐나다에 유학이나 이민간 학생들도 그곳에서 공부하지만 잘 알아듣지 못하는 관계로 한국학생들만 어울려 문제를 일으킨다는 소식을 들은 바 있습니다. 결국 영어를 배우는 것은 학교교육보다 주변 그나라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무의식중에 배운 것이 더 많다는 것이죠.
물론, 모국어 말살 문제, 원어민 교사 문제, 선생님 영어 학습문제, 교재 문제 따위는 별개로 치더라도, 빈부 격차는 엄연히 존재하는데 있는 사람들이 자식들을 고지곧대로 학교교육에만 내맡기고 말겠습니까? 그렇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결국 대안은 정부와 교육행정에서 영어를 조금씩 무력화시키는 길이 최선의 길입니다.
진학을 위해, 취직을 위해 영어가 필요한 것이지 실재 생활에서는 그리 필요치 않습니다.
외국 특히 미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흐름을 파악하고 이해하며 알고 있으려면 영어가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사교육비와 공교육비, 교육자 양성비용 등을 생각해서 고등학교 고학년이나 졸업과 동시에 1~2년 어학연수를 위한 국외 파견 교육을 전면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매우 타당성 있는 대안이 아니겠습니까? 우리나라 고3 수험생 수는 초중고대 전체 학생 수에 비교해서 많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국가간 계약을 통하여 저렴하고도 실속있는 국외 어학 파견 교육기간을 두는 것이 현실적으로 그리 고비용정책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방법은 미군정이 처음 들어왔을 때 교육전문가들 집단에서도 거론되었던 정책이었다고 합니다. 대신 초등교육에서는 절대로 영어를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 정책은 서양선진국을 비롯한 지구상 99퍼센트의 나라가 생각하는 모국어교육 및 교육정책입니다. 또한 중고등학생들이 그토록 영어에 몰입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진학이나 취직을 위해 필요치 않기 때문이죠. 대학입시에 필요하다면 연수기간 동안 배운 것 중심으로 문제를 낼 수 있으니까요. 사실 국외 연수를 통한 어학교육이 제대로만 이루어진다면 나라안에서 일정한 공간과 한두 사람의 교사나 강사에게 배운 영어는 현장에서 눈코입귀로 터득하고 체험한 살아있는 교육을 위해서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을 것입니다. 평생토록 영어공부한 토익 만점자도 영어로 말하고 듣는 것은 별개라는 말을 무수히 많이 들어왔습니다.
그동안 영어마을, 영어특구, 영어도시 등으로 우리나라 땅덩어리의 몇퍼센트가 가위질 당했습니까? 그래서 사교육과 국외 어학연수가 줄어들었습니까? 원어민의 성폭력, 마약 투약, 지방정부 부채 증가, 체험학생의 빈부편중성 등 무수한 병폐만 생겼습니다. 국가경쟁력과 국력을 최고로 높이고자 하는 생각은 십분 이해합니다만, 노무현 정부의 무모하고도 헛된 욕망이었던 제주도 영어특구 정책도 모자라, 이젠 세계 으뜸 문자 창제의 나라 대한민국이 그런 지혜를 버리고 가장 저급한 방법으로 교육정책 연습장이 될 수는 없는 일 아닙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