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을 나가면 꼭 만나는 것이 있습니다. 바람입니다. 바람은 안 불 수가 없습니다. 기압의 차가 아주 똑같은 상태로 유지되는 대기를 생각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느끼지 못하는 바람이래도 바람은 늘 불고 있는 것입니다.
물은 물의 길을 따라 흐릅니다. 그런데 바람은 따로 길이 없습니다. 사이 즉 틈만 있으면 바람은 얼마든지 움직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바람의 길이 곧 '사이(틈)'라고 말씀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자음 'ㅅ' 소리는 바람(공기)이 움직일 때 나는 소리입니다. 움직이면서 다른 사물과 마찰을 일으키며 만들어지는 소리입니다. 바람의 작은 알갱이들이 사물의 표면을 쓸고 지나가면서 만들어지는 소리가 바로 'ㅅ' 소리라는 것입니다. 문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바람 소리는 분명 'ㅅ' 소리입니다. 대빗자루로 마당을 쓸 때도 분명 'ㅅ' 소리가 나고, 손바닥을 살살 비빌 때도 역시 'ㅅ' 소리가 만들어집니다. 손바닥 사이에 있는 공기의 작은 알갱이들을 비비기 때문입니다.
입에서 'ㅅ' 소리가 만들어지는 방식도 같습니다. 날숨이 혀와 입천장 사이를 빠져나오면서 만들어지는 소리라는 것입니다. 혓바닥에는 미각 유두라는 돌기가 수없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그 돌기들을 날숨이 쓸고 나오면서 만들어지는 소리가 바로 'ㅅ' 소리인 것입니다.
물론 이때 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혀를 입천장에 닿지 않도록 아주 살짝 떨어뜨린 상태로 두면 안쪽에 약간의 공간이 생기게 됩니다. 그 공간에 날숨을 어느정도 모았다가 혀를 열면서 한번에 내보내는 것입니다. 생일케익 촛불을 끌 때 입 안에 공기를 어느정도 모았다가 한번에 불어내는 이치와 같습니다.
'ㅅ'은 혀 모양을 본 뜬 기호가 맞습니다. 혀 모양이 완전하진 않지만 그래도 삼각형 모양하고 비슷하게 생겼으니까요. '매~롱'하고 혀를 빼보면 아실 것입니다.
그러면 혀는 왜 삼각형처럼 끝이 뾰족하게 생겼을까요?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들의 혀도 그렇고, 풀잎이나 나뭇잎의 모양도 기본적으로 끝이 뾰족하게 생겼습니다. 끝이 네모나거나 둥글넓적스럽게 생긴 것보다는 사는데 더 유리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간단히 예를 들면, 소금이나 장 맛을 볼 때 숟가락으로 퍼먹으면서 맛을 보지 않습니다. 혀 끝으로 살짝 맛을 봅니다. 이때 당연히 넓적한 것보다 뾰족한 것이 낫습니다. 즉 감각은 넓적한 것보다 뾰족하게 돌출되어 있어야 보다 조심스럽고 예리하게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가시가 뾰족한 것도 그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행기는 새의 모습을 본 떠 만든 것입니다. 종이비행기 보세요. 끝이 뾰족하지 않습니까. 바람을 보다 잘 뚫고 지나가기 위해 고안된 물리학적 형상인 것입니다. 제트기 지나가는 거 보세요. 진짜 싹아지 없이 지나가잖아요. 그렇지 않나요? 물론 웃자고 하는 말입니다만, 쐑쐑~ 거리며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자동으로 인상이 구겨지더라구요.
그런 소리 또한 공기를 가르는 소리입니다. 그래서 당연히 'ㅅ' 소리가 날 수밖에 없는 것이구요. 바람의 알갱이들을 너무 세게 들이받다 보니 아주아주 시끄러운 소리가 나는 것입니다. 쌍 'ㅅ' 소리가 심장까지 뚫고 들어올 것처럼 말입니다. 저는 한 대 쥐어박고 싶더라구요. ㅎㅎㅎ
'ㅅ'은 혀의 모양도 닮았지만, '사이'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들의 지혜도 닮은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