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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자음의 물리학적 접근?_4 (ㅁ)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812
한글 자음의 물리학적 접근?_4 (ㅁ)






'ㅁ' 소리를 찾습니다. 누구 보신 분 계신가요? 부탁이에요. 제게 'ㅁ'을 찾아주세요. 너무 모호하고 애매해서 좀처럼 보이질 않아요. 자존심이 아주아주 센 놈인가 봐요. 그래서 이놈의 소리를 잘 들을 수도 없어요. 저는 녀석과 친해지고 싶은데, 녀석은 혼자 있는 게 좋은가 봐요. 어디서 묵언수행이라도 하는 모양인데요, 혹 길가다가 보신 분 계시면 제게 연락 좀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아주 오래 전에 딱 한 번 만난 적이 있어요. 생김새는 입술처럼 네모나게 생겼는데, 목소리는 참 부드러웠던 것 같아요. 그때 무슨 말을 주고받았는지 잘 기억나진 않지만, 그냥 생각 나는 대로 말씀 드릴께요.

아이가 옹알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도톰한 입술을 살며~시 떼면, 바로 그때 자기를 볼 수 있다고 했어요. 이것만큼은 분명하게 생각이 나요. 다시 말씀 드려 '음~'과 같은 옹알이 소리를 속으로 내면서 동시에 입술을 서서히 떼면 자연스럽게 '마'와 같은 소리가 난다고 했거든요.

근데 정말 그런 것 같더라구요. 캄캄한 방에서 손가락으로 양쪽 귓구멍을 꼭꼭 막고 그렇게 해 보았는데, 입이 벌어지면서 진짜 '마' 소리가 나더라구요. 그래서 애기들이 말을 배울 때 '음마 옴마'와 같은 소리를 내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맘마' '마미' '맘' '마더+r'/나 /'엄마' '어미' '엄니' '어무이' '어머니'/나 다 비슷비슷 하잖아요. 따라서 어느 나라 아이나 첨엔 비슷비슷한 소리로 말을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 봐요.

'음마 옴마'라고 하니까, 불교에 '옴마니반메훔(唵??鉢訥銘? )'이라는 말이 생각나는데, 무슨 말인지 잘 모르지만, 그냥 한자를 풀어보면, /입에 머금다/라는 의미의 암(唵)과 /작고, 가늘고, 그윽하다/라는 뜻의 마(?)와 /가리키다. 그치다, 갈다/라는 뜻의 니(?)와 /바리때 즉 공양 그릇/이라는 뜻의 발(鉢)과 /말 더듬다, 또는 말을 많이 하지 않다/라는 뜻의 눌(訥)과 /새길/ 명(銘), 그리고 /짖다, 소리지르다, 또는 '진언(眞言)', '비밀스러운 어구'/라는 의미를 가진 흠(?) 자로 이루어진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암튼 저도 뭐가 뭔 소린지는 잘 모르겠는데요, 말이든 음식이든 입에 좀더 오래 머금고 있는 것이 좋고, 작고 가늘고 그윽하게 사는 것이 좋고, 밥 그릇은 작은 것이 좋고, 누군가를 가리키기 전에 자신을 먼저 갈고닦는 것이 좋고, 말은 적게 할수록 좋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늘 마음에 깊이 새기며 살아라! 이것이 내가 진짜 하고자 하는 말(言)이다. 뭐 이런 정도로 대충 말씀 드릴 수는 있을 것 같아요. 근데요, 이상하게 일반 세계에선 이런 뜻 깊은 말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말'은 참 비밀스럽기도 하고, 그래서 깨닫기도 참 어려운 것 같아요.

'ㅁ'을 찾다가 말이 좀 샜네요. 죄송해요.

어떤 물리학자들은 'ㅁ'을 우주에서 찾기도 하는 것 같아요. '막 이론' 또는 'M 이론'이라고 하는데, '끈 이론'을 포괄하는 이론이라고 해요. 이것도 뭔 말인지 잘 모르는데요, 여기서 'M' 대신에 'ㅁ'을 쓰면, 'ㅁ 이론'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

위 아래의 도톰한 입술이 살며시 떨어지거나 붙으면서 만들어지는 소리가 'ㅁ' 소리라고 했잖아요. 좀더 정확하게 말씀 드리면, 입술의 얇은 막이 서서히 떨어지거나 붙으면서 나는 소리인 것이죠. 만일 우주가 도톰하고 말랑말랑한 물질로 이루어져 있고, 그것을 아주 얇은 막으로 감싸고 있다면, 우주들 끼리 만나고 헤어질 때 진짜 'ㅁ' 소리가 날지도 모르죠. 그래서 태초에 '말씀'이 계셨다고 하는지도 모르고요. 어쩌면 물리나 종교나 철학이나 말이나 깊이 들어가면 들어 갈수록, 결국 하나의 지점에서 만나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신은 정말 위대하신 것 같아요.)

형용사를 '그림씨' 또는 '어떻씨'라고 하고, 동사를 '움직씨'라고 하는데, 이 둘은 용언 즉 문장의 주체를 서술해 주는 역할을 한다고 해요. 주체의 상태가 어떤가? 또는 뭘 하고 있는가? 라는 말이겠지요. 그런데 이 그림씨와 움직씨에 'ㅁ'만 붙으면 곧바로 명사가 되잖아요. 다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많은 말들이 그렇잖아요. 영어도 뒷부분만 조금 바꾸면 그렇게 되구요. 예를들어 '아름다운'이 '아름다움'이 되고, '꾸다'가 '꿈'이 되는 것처럼 말이에요.

근데요, 이게 좀 생각해 볼 게 있는 것 같드라구요. '꽃은 아름답다'고 하면, 꽃이 왜 아름다운지 꽃을 중심으로 이것저것 다져보면 그럴만한 이유를 어느정도 찾을 수 있잖아요. 그런데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라고 하면, 좀 난감해지지요. 무엇이 아름다운 것인지 딱 잘라서 정의를 내릴 수 없으니까요. 사람마다 '무엇'이라고 하는 게 다 다르잖아요. 그러니까 그림씨인 '아름다운'은 '한정' 된 것이지만, 추상적 이름씨(추상명사)인 '아름다움'은 무한정이 되어 버린다는 거에요.

이처럼 사랑(愛)이나 미(美) 추(醜) 또는 선(善) 악(惡)이나 꿈과 같은 추상명사들은 결코 하나의 의미로 딱 결정되지 못해요. 이것은 거꾸로 말하면 모든 것이 그들의 의미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죠. 시(詩)를 무수(無數)히 쓸 수 있는 이유도 바로 하나의 정의로 시를 말할 수 없기 때문이며, 동시에 모든 언어로 시를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이것이 창조의 근본 바탕이 되는 원리인지도 모르고요.

무수한 의미(말)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아이가 맨처음 말을 시작하려고 할 때 옹알거리며 만들어 내는 'ㅁ' 소리인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사전에 올려진 의미들은 어느 정도의 시간 안에 좀더 보편적이라고 생각되는 내용들을 정리해서 올려놓은 것이지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시대에 따라서 또는 환경에 따라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내용들입니다. 이것은 언어가 진화하기도 하고 소멸되기도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하지요.

진보라고 하는 관념과 보수라고 하는 관념의 차이를, 사전 속에 박힌 말 또는 머리 속에 내재되어 있는 말들을 어떻게 인식하고 어떻게 판단하여 어떤 식으로 표현하느냐 하는, 언어적 시각의 차이로 접근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진보라고 말 하지만 그 속성은 보수보다 더 보수일 수도 있고, 보수라고 말하지만 그 속성은 진보적일 수도 있을 거에요. 대상(의미)을 바라보는 심리적 또는 언어적 경향이 지독한 환경에 가리워져 겉모습만 나타나고 있는지도 모르지요.

그래서 'ㅁ'은 인간의 비밀을 만들어 내는 소리이기도 해요. 우주가 하나의 거대한 비밀인 것처럼, 아이가 말(언어)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하나씩 하나씩 비밀을 만들어갑니다. 다른 사람들이 잘 눈치 채지 못하도록 자기만의 언어를 만들어 가는 것이지요. 그 언어들이 보다 합리적으로 체계화 될 수 있도록, 어른들의 말씀이 먼저 합리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말은 말을 낳는다고도 하잖아요.

'음마'를 반복하면 '음마음마음마음마...'가 되는데, 잘 보면, 그 속에 '마음'이란 말도 들어 있드라구요. 아이가 '음마 음마'하고 말을 배우면서 동시에 '마음'이란 것도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일반 자연계에서 'ㅁ' 소리를 거의 들어보지 못한 것 같아요. 아기들의 옹알거리는 입술에서 만들어지는 'ㅁ' 소리 빼구요. 그렇다 보니 저의 글이 이렇게 엉뚱한 곳으로 흘러버리네요.

물과 물이 살며시 떨어지면 'ㅁ' 소리가 날 것 같기도 하고, 또는 입맞춤을 하다가 살며시 떼면 'ㅁ' 소리가 날 것 같기도 한데, 저는 좀처럼 들을 수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혹시나 여러분들 중에서 'ㅁ' 소릴 듣거나 보신 분이 계시다면, 제게 꼭 연락을 주십사 부탁드리는 거예요. 말이 자꾸만 엉뚱한 곳으로 새지 않도록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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