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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현판 '門化光'을 광화문으로(경인일보)

작성자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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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광화문 현판 '門化光'을 '광화문'으로







데스크승인 2011.10.05 경인일보 지면보기 구법회 | webmaster@kyeongin.com









▲ 구법회 (한글학회 정회원 한말글문화협회 인천지부장)
한글날이 다가온다. 지금 세종로 한복판 세종대왕 동상 뒤에는 '門化光'이란 한자 현판이 부끄럽게 걸려 있다. 이 현판은 작년 광복절에 제막식을 가진 후 석 달도 안 되어 금이 가서 이를 다시 만들기로 하고 임시로 땜질 수리를 해 놓은 상태다.

광화문은 1395년(태조 4년)에 처음 건축해 사정문(四正門)으로 불렸으나, 1425년(세종 7년) 광화문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그 후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1865년(고종 2년)에 경복궁을 중건할 무렵에 복원하였다. 1927년 일본의 문화말살정책으로 건춘문 북쪽으로 옮겨졌다가, 6·25 때 폭격당해 불타버렸다. 1968년 석축 일부를 수리하고 문루를 콘크리트 구조로 다시 지어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한글 현판을 달았으나 40여년이 지난, 2005년 노무현 정부 때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경복궁 복원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를 철거했다.

문화재청은 광화문 현판의 옛 모습을 살린다는 의미로, 고종 때 중건책임자 겸 훈련대장이었던 임태영이 쓴 한자현판 글씨의 작은 사진을 복원해 달았다.

이제 새로 만드는 광화문 현판은 반드시 한글로 써서 달아야 한다. 거기엔 중요한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광화문은 우리나라 대문의 문패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우리 글자인 한글로 써서 다는 것은 당연하고 필연적이다. 광화문 안쪽에 있는 홍례문, 근정전 등의 한자 현판은 그리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바깥쪽의 한자 현판은 중국의 '天安門'을 한글로 '천안문'이라 써 붙이는 격이다.

중국인이나 외국 관광객이 서울에 오면 광화문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광화문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도 한자 현판이 나온다. 중국 사람은 과거의 역사를 되새기며 대국의 흐뭇함을 만끽할 것이며, 한국을 잘 모르는 외국인은 우리나라엔 글자가 없어 한자를 쓴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둘째, 광화문의 역사적 의의를 되새겨 보아도 한글 이름이 필연적이다. 경복궁은 조선왕조의 법궁으로 이 궁궐의 정문이 광화문이다. 세종대왕이 이 궁궐 안에서 한글(훈민정음)을 만들었으며, 광화문이란 이름도 세종대왕이 지었다. 그래서 광화문 앞길이 세종로이며, 바로 앞에 세종대왕의 동상이 있고 그 옆에 세종문화회관이 있다.

셋째, 문화재 복원의 의미에 대해서도 잘 생각해 보아야 한다. 문화재 복원이란 문화적 창조 가치가 뛰어난 사물을 원래대로 복구하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러면 지금 걸려 있는 '門化光'이란 현판이 한자로 썼다고 해서 문화재 복원의 의미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110여 년 전의 사진을 디지털 복원했다고 하지만 이것은 사실상 복원이 아니라 복사, 곧 '짝퉁'이라 해야 옳다. 쇠퇴의 길을 걸어 굴욕의 역사를 남긴 고종 때의 한자보다 차라리 40여 년 동안 걸려 있던 박정희 대통령의 한글 글씨가 한 시대의 문화를 상징하는 의미가 더 크게 느껴질 수도 있다. 정치적으로 박정희의 글씨가 싫다면 훈민정음을 집자하여 훈민정음체로 써서 달자고 하는 한글단체들의 의견도 참고할 만하다.

한글은 지금 정보화 시대에 앞서가는 으뜸 글자로 세계 언어학자들의 칭송과 지구촌의 각광을 받고 있다. 565돌 한글날을 맞으며 광화문 현판을 하루속히 한글로 바꾸어 우리의 자랑거리 1호인 한글을 온 누리에 자랑하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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