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행정 전반에 두루 이해 깊으신 선생님께서 문화재청장에 취임하심을 진심으로 기뻐하며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청장님께서 수행하시는 문화정책에 적극 호응 협조해 나갈 것을 다짐하면서, 그동안 우리 학회가 숙원사업의 하나로 생각하면서 걱정해 온 바를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광화문 현판 제작의 일입니다.
지금 새로 지은 광화문은 21세기 대한민국 시대의 문화재이지 19세기 문화재로 조작된 건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그 현판은 21세기 대한민국의 긍지를 담아 떳떳하게 한글로 써 달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마치 19세기에 지어진 건물인 것처럼 억지로 한자 현판을 걸려는 것은 역사를 조작하는 행위가 아니고 무엇입니까?
더구나 광화문은 세종로 세종대왕 등 뒤에 서 있는 수도 서울의 얼굴입니다. 세계 도처에서 관광객이 몰려와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얼굴을 보는 자리입니다. 거기에 ‘門化光’이라는 얼빠진 간판을 달자는 사람은 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입니까? 오랜 세월 중국의 속국이었음을 증명이라도 하고 싶은 것입니까?
마땅히 훈민정음체 ‘광화문’이라 써 걸어서 이 나라가 세계에 자랑하는 한글문화의 종주국임을 떳떳이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너무도 당연하여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사진 자료를 첨부하여 훈민정음체가 얼마나 장중하고 아름다운지 비교하여 보이면서 말씀을 마치겠습니다.
부디 청장님께서 우리 문화사에 길이 남을 치적을 쌓으시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2011. 9. 20.
한글학회 회장 김 종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