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동에 있는 지하철 2호선 역 이름표에는 “삼성”, “三成”, “Samsung'이라고 써 있다. 이 三成이란 글자를 보고 그곳이 ”삼성역“임을 알려면 三成이란 한자를 ”삼성“ 으로 읽을 줄 알아야 한다. 그런 사람은 한국인의 일부와 한국에선 한자인 三成을 ”삼성“으로 읽는다는 것을 아는 극히 일부 외국인뿐이다. 그 한자를 쓴 사람의 뜻은 한자에 익숙한 일본인과 중국인이 그것을 보고 ”삼성역“임을 알게 하려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내 생각으로는 일본인이나 중국인들은 그 三成이란 표기를 보고 ”삼성역“을 찾는데 왼 ”딴청역“(중국인), ”미쓰나리역(일본인)“인가 하고 혼란스러울 것이다. 그러다가 ”Samsung'이란 글자를 보고서야 “아하! 여기가 삼성역이구나!” 할 것이다.
삼성역은 지명에 해당하는 고유명사다. 삼성역이란 한자어 三成을 사용해서 만든 고유명사인 “삼성”이라는 지명과 그에 따른 “삼성동”이란 지역명칭에서 따온 그 지하철 역의 고유명사이므로 그대로 우리말이다. 그 삼성역이 “여기서는 세가지 소원이 이루어지는 곳”이란 뜻으로 만든 역이라면 한문으로 그렇게 표시해 놓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단순히 음으로 그 지명을 알면 되는 고유명사라면 “三成”이란 표기는 그곳에 있을 이유가 없다. 공연히 표지판 면적과 페인트를 낭비하는 것이다.
우리는 “東京”을 “동경”이라고 쓰다가 오래전에 “도오꾜(혹은 도오쿄)”로 쓰기로 했다. “蔣介石”도 오래전에 “장제스”라고 쓴다. 그런데 일본인들은 최근에야 “李承燁”을 “이승엽“으로 발음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함께 고유의 독특한 말과 한문에서 유래한 말로서 우리말이 된 말을 섞어서 쓰는 나라다. 우리는 한자에서 유래한 말을 한글로 표기할 수가 있지만 일본은 한자에서 유래한 말을 일본의 문자로 모두 표기할 수 없다는 점이 다르다. 그래서 일본은 한자와 일본 문자를 섞어서 써야 하지만 우리는 한글전용이 가능한 나라다.
새각해 보아야 할 것들을 알아보자.
1. 우리말 중에서 한자어로 된 것을 찾아서 그 말에 맞는 순수 우리말이 있는지 찾아보아야 한다. 있으면 한자로 된 단어 말고 우리말로 된 단어를 쓰도록 하자.
2. 새로운 사물이 나타나서 명칭을 붙여야 하는 경우가 생기면(새로운 발명품, 사회현상, 학술용어, 등) 우선 한자로 쉽게 만들려고 하지 말고 순수 우리말로 새로운 말을 만들 수 있는가를 알아보아야 한다. 새롭게 만들지 않더라도 이미 있는 말의 쓰임새를 넓혀서 쓸 수는 없는가를 생각해 보자.
예컨대 영어의 interest에는 “흥미”란 뜻과 “이자”란 뜻이 있고 그밖에도 많은 다른 뜻이 있다. 이 경우 처음 흥미란 뜻만 있다가 후에 이자란 뜻으로 쓰게 되었는지, 그 반대인지는 모르지만 처음의 쓰임새에서 새로운 현상에 대해서도 쓰기로 모르는 사이에 약속이 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우리도 “열다”고 하면 처음에는 문을 여는 뜻으로만 쓰다가 차츰 가게도 열고(아침에 장사 시작하는 것도 여는 것이고, 처음 가게를 개업하는 것도 여는 것이고), 미국과 외교관계도 열고, 비밀도 열고, 등으로 그 쓰임새가 넓어졌다. 따라서 새로운 사물에 대하여 이름을 부치거나 설명을 할 때에도 이미 있는 말에 그 뜻으로 더 쓰게 하면 된다.
3. 영어 상용 국가를 보자. 실제 현대사회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현상과 새로 만들어 지는 물건마다 완전히 새로운 말을 만들어 써야 한다면 아마도 사전의 두께가 2~3년에 한번씩 두배가 되어야 할지 모른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이미 있는 말로 새로운 것을 설명하거나 이름을 부치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말로 그렇게 해야 한다.
4. 중국, 한국, 일본이 한자문화권이라고 해서 같은 현상에 대해서는 3국이 같은 한자를 써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자. 정신과 용어에 생각이 병든 현상을 “disorder of thought'라고 하는데 이중에 ”disorders of thought stream“를 일본과 우리는 ”思考의장애“, ”disorders of thought contents'도 사고의 장애라고 하는데 중국은 전자를 사고의 장애, 후자를 “思想의 장애”라고 다르게 쓰고 있다. 우리는 일본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내 생각에는 Thought는 “생각”이란 순수 우리말로 쓰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5. 요약하면 우리말을 아끼고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순수 우리말로 의사표시를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참고로 “코너 킥”을 “모서리차기”로, “꼴라인 아웃”을 “뒷줄 나감”으로 쓰면 왜 안되는지를 모르겠다. 파울도 양보해서(내가 순수 우리말을 못 찾았기에) 우리말로 칠 수 있는 “반칙”이라고 왜 안하는지를 모르겠는 사람이 나다. 좀 더 비틀어 보면 Beaf Steak 은 “서양식 소고기구이”이고 불고기는 “Korean Beaf Steak'이라면 누가 뭐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오늘이 한글날이다.
우리 말을 살려야 우리 국력이 커지고 외국 사람이 우리를 존경하게 된다.
김영 (2010-10-08 21:02:13)
제가 몸이 불편해서 삼성역에 나가 본지가 2년이 넘습니다.
확인했어야 하는데 너무 기억에 자신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그러나 내 글의 요지는 우리가 우리 말을 쓰는데 있어서 너무 생각없이 쓴다는 것을 지적한 것입니다.
더 부연하면 한문으로 三成이란 간판이 필요한지, 그 글자가 한자문화권 사람들인 중국인이나 일본인에게 '삼성'역임을 알려주는 기능을 제대로 하느냐의 문제를 생각해 보고 써 놓았느냐의 문제입니다.
가나다 (2010-10-08 22:00:09)
“삼성”, “三成”, “Samsung'에서
영문표시가 없으면
일본인과 중국인은
“三成”,'을 '삼성'이라고 발음하지 않고
일본식과 중국식으로 할 것이라고 여겼는데
정부관료들이
삼성이란 역이름을
한글과 한자를 섞어서 쓰는 것은
돌덩이의식을 권위의식으로 여기는 것이라고 생각해봅니다.
여기서
돌덩이의식이란 말에는
시장바닥에서 소리를 크게 내는 사람이 임자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